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200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7.00 120 의사록
세 번째 자살도 실패한 그 해 겨울, 모니카 고모의 손에 이끌려 교도소에 갔다. 내키진 않았지만, 정신병원에서 요양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독해 보이는 창백한 얼굴의 사형수. 내내 거칠고 불쾌하게 구는 저 녀석이나 잘못한 거 없이 쩔쩔 매는 고모나 어이없기는 마찬가지다. 다른 때 같았으면 “가관이네, 끝!”하고 바로 잊어버렸을 텐데, 어쩐지 마음이 울컥한다. 아, 이 남자...! 내 생애 마지막이 될 겨울의 어느 날, 만남의 방에 불려갔다. 찾아온 수녀에게 나 좀 건들지 말라고 못되게 말해줬다. 그런데, 창가에 서 있는 저 여자, 죽은 동생이 좋아했던 애국가를 부른 가수 문유정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처럼 동정도 어색한 기색도 없이 그저 서늘하게 나를 보고 있었다. 두 번째 만난 날. 억지로 왔다며 기분 더럽다며 신경질을 부리는 이 여자, 어쩐지 나를 보는 것만 같아 눈을 뗄 수 없다. 교도소 만남의 방. 두 사람이 마주 앉는다. 부유하고 화려한 여자와 가난하고 불우했던 남자. 너무도 다르지만, 똑같이 살아있다는 것을 견딜 수 없어하던 그들. 처음엔 삐딱하고 매몰찬 말들로 서로를 밀어내지만, 이내 서로가 닮았음을 알아챈다. 조금씩 경계를 풀고 서로를 들여다보기 시작하는 두 사람. 조그만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온기만큼 따스해져가는 마음. 그들은 비로소, 아무에게도 하지 못했던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게 된다. 유정이 고백을 들은 윤수의 진심 어린 눈물은 유정의 상처를 아물게 하고, 윤수의 불행했던 과거와 꼬여버린 운명은 유정의 마음을 울린다. 상처로 상처를 위로하고 다독이면서 그들의 절망은 기적처럼 찬란한 행복감으로 바뀌어간다. 이제, 여자는 스스로 죽을 결심 따위는 할 수 없게 되고, 남자는 생애 처음 간절히 살고 싶어진다. 세상에 ‘사랑’이 있다는 것, 살아있다는 것의 기쁨을 알게 해준 서로가 더 없이 소중하다.

비슷한

'더 캐니언' - The Gorge

2025 영화 산업

플라이트 리스크

2025 영화 산업

수퍼 소닉 3

2024 영화 산업

컴패니언

2025 영화 산업

판다 플랜

2024 영화 산업

도그맨

2025 영화 산업

브루탈리스트

2024 영화 산업

서브스턴스

2024 영화 산업

알라룸

2025 영화 산업

아노라

2024 영화 산업

달팽이의 회고록

2024 영화 산업

둠 담

2025 영화 산업

나의 잘못: 런던

2025 영화 산업

데스 위스퍼러 2

2024 영화 산업

플로우

2024 영화 산업

추천

9명의 번역가

2019 영화 산업

대지진

2010 영화 산업

사도

2015 영화 산업

검은 사제들

2015 영화 산업

남산의 부장들

2020 영화 산업

쩨쩨한 로맨스

2010 영화 산업

어린왕자

2015 영화 산업

이티

1982 영화 산업

대부

1972 영화 산업

인터스텔라

2014 영화 산업

2021 영화 산업

메간

2022 영화 산업

13시간

2016 영화 산업

시계태엽 오렌지

1971 영화 산업